1,000 True Fan 이론이라고 들어보셨나요?
1,000 True Fans 이론
IT 잡지인 와이어드의 전 편집장이자 미래학자인 케빈 켈리가 2008년에 기고한 글입니다.
그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창작자 즉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은 골수팬 1,000명만 있으면 먹고 산다."
창작자는 예술가, 음악가, 사진사, 공예가, 공연가, 애니메이션 창작자,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작가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크리에이터를 말합니다.
열성 팬이란?
이 글에서 말하는 True Fans 이란, 진정한 팬. 즉, 크리에이터가 생산하는 모든 것을 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유튜브의 수익 창출 승인이 1,000명의 구독자, 4,000시간의 재생 시간을 기준으로 해 마치 구독자가 열성팬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절대 아닙니다.
열성팬은 구독자의 10%가 될지, 1%가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의 열성팬이라면 이미 읽은 글이라도 양장본이 나오면 그것을 구입할 것이고, 당신이 노래를 하면 그것을 보기 위해 몇백 킬로미터를 운전해 올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1,000명의 열성팬이 당신의 창작물에 일 년에 10만 원만 지불해 준다면, 1년 수익은 1억이기 때문에 충분히 생계를 꾸릴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열성팬이라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얘기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열성팬을 한두 명이라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겁니다.
케빈 켈리는 그래서 두 번째 조건을 제시합니다.
열성 팬을 얻으려면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연결되어야 한다.
중개업체들에 의한 수익 감소라는 측면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직접적인 후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접적인 팬의 형태로는 필요한 팬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새로운 팬을 찾는 것보다 기존 고객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데 집중하라고 권합니다.
예를 들어, 책을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면 대략 10%의 인세를 받게 되지만, 전자책으로 직접 만들어 판매할 경우에는 대략 80%, 아예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으면 거의 90% 이상의 수익을 가져가게 됩니다.
1,000 True Fans 이론과 롱테일
케빈 켈리의 글 원문을 보면 롱테일 법칙을 좀 이상하게 해석해 당황스럽습니다.
롱테일 법칙은 주목받지 못하는 다수가 핵심적인 소수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입니다.
마케팅적으로 상위 20%의 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 법칙(80:20 법칙)을 역으로 해석해서 ‘역 파레토 법칙’이라고도 불립니다.
롱테일 법칙은 개별 매출액은 작지만 롱테일에 속하는 소외된 제품의 매출을 모두 합하면 상위 20%의 히트 제품에 못지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80%의 소외된 고객에게도 영업 기회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이론입니다.
마치 아마존처럼요.
저는 당연히 롱테일에 속한 창작자들도 골수팬들만 모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설명일 줄 알았는데, 케빈 캘리는 다르게 해석합니다.
롱테일은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좋은 뉴스이다.
소수의 운 좋은,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같은 유통업체와 60억 명의 소비자에게만.
하지만 크리에이터에게는 mixed blessing, 혼합된 축복이라고 말합니다.
롱테일 이론에서 창작자는 간과되었고, 긴 꼬리가 오히려 치열한 경쟁으로 가격 하락을 부추기면서도 판매량을 늘려주지는 않는다고요.
결론적으로, 케빈 켈리는 롱테일에 생존의 기회가 있는 게 아니라 롱테일을 벗어나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데 그 방안이 1,000명의 진정한 팬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2008년 이후 기술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가속화되었기 때문에, 케빈 켈리의 롱테일 논리는 현실과 맞지 않는 측면도 있어 보이지만, 그의 글의 주요 요지는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로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케빈 켈리도 나중에 에세이를 다시 작성하며 이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마무리
1,000이라는 숫자가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창작물이 진정한 팬 한 명 당 2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면 500명만 있어도 될 것이고, 5만 원이라면 2천 명의 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십만, 수백만의 팬을 모아야 하는 것보다는 훨씬 작은 숫자입니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반대 의견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의견보다는,
당신의 팬들이 지갑을 열고도 충분히 기쁘고 흥분할만한 창작물을 만드는데 더 신경을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1,000명의 골수팬 이론이 현실화될 수 있는 토양이 갖춰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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