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테크 아이디어

리바이스의 AI 패션 모델과 나이키와 자크뮈스 콜라보

by 스프라우트 2023. 4. 1.

생성 AI 기술이 챗봇이나 글쓰기, 이미지 생성을 넘어 산업계에 침투하는 모습입니다. AI 맞춤 상품 추천, 증강 현실(AR) 등 패션 업계의 AI 기술 도입은 과거부터 활발했는데요, 최근 패션 업계의 생성 AI 기술 도입 사례 두 개를 알아보았습니다.

levis-ai-model
(이미지: Levi Strauss & Co. / Lalaland.ai)

리바이스의 생성 AI 의류 모델 실험

리바이스에서 온라인 쇼핑 경험을 다양화하기 위해 올해 말 생성 AI를 이용한 의류 모델을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리바이스는 디지털 AI 모델 스튜디오인 라라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체형, 나이, 인종을 구현한 AI 패션모델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리바이스의 실험 목적

리바이스는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는데요,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았습니다.

유행에 민감한 패션 업계답게, 리바이스나 라라랜드는 자신들의 기술이 숭고한 목적, 즉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하며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AI타임즈의 기사에 의하면, 리바이스는 “인간 모델을 대체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모델의 수와 다양성을 늘려나가기 위한 실험”이라고 밝혔습니다. 리바이스의 웹 사이트에서 광고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제품당 한 명의 모델만 채택하는데, AI 의류 모델은 신체나 연령, 피부색에 걸쳐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이 선택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나오는 업계의 반발에 리바이스는 새로운 성명서에서 회사가 실제 모델이나 라이브 사진 촬영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의심의 시선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 이유는 리바이스가 비용절감을 위해 2020년 800명, 2021년 700명을 해고하는 등 감원을 단행해 왔기 때문입니다.

서비스 제공 업체

리바이스의 AI 의류 모델을 만드는 업체는 Lalaland.ai입니다. 라라랜드는 자신을 디지털 패션 스튜디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라라랜드

lalaland-ai
(출처 : lalaland.ai 홈페이지)

라라랜드는 홈페이지에서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헤어 스타일, 체형이나 피부색 등이 각기 다른 유니크한 아바타를 5분 안에 만들 수 있고, 아바타에 3D 모델링 된 의상을 착용하여 스타일을 검증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라라랜드는 자신들의 솔루션을 통해 디자인 단계에서 가상 모델에 피팅을 함으로써 디자인의 품질을 향상할 뿐 아니라 실제 샘플 제작이 줄어들므로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사진 촬영 등이 필요 없으므로 출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Generated Photos

가상 모델에 대한 시도는 이게 처음이 아닙니다. 생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3D 가상 모델에 대한 실험이나 신체 3D 스캔을 통한 가상 피팅에 대한 서비스들이 있어 왔습니다.

generated-photos-home
(출처 : generated.photos/human)

최근에는, AI 얼굴 생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Generated Photos가 10만 장의 AI가 생성한 의류 모델 전신사진을 공개한 바가 있습니다. 이 회사는 사이트에서 Generated Huma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Deep Agency

deep-agency
(출처 : Deep Agency 홈페이지)

가상 모델을 제공하는 회사는 또 있습니다. AI기반 마케팅 카피 스타트업인 Headlime의 설립자 Danny Postma가 설립한 Deep Agency입니다. 이들은 한정된 기간 동안 월 29달러에 가상 모델을 제공하겠다고 며칠 전 발표했습니다. 아직 기술 자체는 증명이 필요해 보이지만,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나이키와 자크뮈스 콜라보

이번에는 다른 케이스입니다. oncuration의 기사에 따르면, 나이키와 프랑스 패션 레이블 자크뮈스(Jacquemus)가 2022년 7월에 콜라보를 발표한 이후 다음 콜라보에 대한 대답은 인공지능이었습니다.

marco-simonetti-insta-bag
(출처 : Marco Simonetti Instagram)

디자이너인 마르코 시모네티(Marco Simonetti)가 작년 12월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발표한 아이템입니다. JACQUEMUS X NIKE COURCHEVEL POP-UP STORE AI CONCEPT이라는 이름으로 디자인을 올렸는데, 사람들은 이 라인업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이 영혼을 아프게 한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디자인 프로세스

Marco-Simonetti-Instagram-popup-shop
(출처 : Marco Simonetti Instagram)

반응이 뜨겁자 마르코 시모네티는 팝업 스토어의 이미지와 함께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 1단계 디자이너. 프로젝트 콘셉트 및 AI 브리핑 정의. 초기 2D 시각적 디자인 목업
  • 2단계 AI 도구 사용. 1단계 결과물을 기반으로 시각적 디자인 반복
  • 3단계 디자이너. AI 디자인 개선. 배경 선택. 최종 fine-tuning 및 포스트 프로덕션

혁신적일 뿐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한 생성 AI 기술을 이용한 디자인은 AI가 디자이너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까지 야기했습니다.

남아 있는 숙제들

생성 AI가 짧은 시간에 광풍을 일으키면서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지는 않을지에 대한 불안감도 같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감뿐만 아니라 생성 AI 기술은 아직 데이터의 저작권과 윤리적 이슈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모델의 저작권 문제

Generated Photos사는 자신들이 모델의 얼굴을 생성하기 위해 직접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이미지만 사용하여 저작권의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모든 업체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를 닮은 모델의 모습은 과연 어떤 데이터를 학습해서 만들어졌을까요?

윤리적 문제

페이크 얼굴이나 신체는 항상 악용의 우려가 있습니다.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증명하는 사진이나 비디오가 나올 수도 있고, 뉴스나 가족사진, 범죄 현장 사진 등 조작에 대한 문제가 많은 상황입니다. 과거부터 논란이 된 문제이지만 이제 생성 AI기술이 더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뒤로 미룰 수 없게 만듭니다.

일자리 문제

단순히 모델 한 명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촬영 기사, 임대업자, 조명 기사, 엔지니어, 에이전시 등 여러 산업들이 얽혀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오는 수많은 사진들을 상상해 보십시오.

최근 투자를 유치한 패션에이드 백하정 대표는 “모델이 입고 있을 때 제품을 15% 더 구매하는 경향이 있지만 판매자들은 매년 비싸지는 인건비와 촬영 비용 때문에 모든 제품에 대해 모델 촬영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품의 모델 촬영 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도록 AI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 뉴시스 기사)

마무리

실제 런웨이를 워킹하는 탑 패션모델들을 AI 모델이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물의 역동성이나 우아함, 개성은 현재의 AI 모델들이 아직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이니까요.

하지만,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는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편의성이나 비용 절감 효과만으로 긍정하기에는 가상 모델과 같은 아바타 생성 기술은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윤리적, 법적 문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나이키와 자크뮈스의 콜라보와 같이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합니다.

 

댓글